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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남열 시

시인 김남열의 "팔려간 장미꽃"

by 호영김 2021. 9. 12.

팔려간 장미꽃

김남열

요염한 붉은 입술 새벽이슬 적시며
매일 화려한 아침을 맞이했던 그대

 

용암 치며 터질 듯 뜨거운 가슴은
뭇 불나방도 범할 수 없었던 그대

 

하지만 지금은 이름 모를 집에 배달되어
화병 속 불쌍한 처지 되어 버린 그대

 

그래서 돌아 갈 고향에로의
사무친 그리움도 포기해 버린 그대

 

그래서 언제든 버려질
하루살이 같은 처지를 깨달은 그대

 

하지만 오늘 하루라도
사람들에게 여한餘恨 없는 기쁨 주었기에

 

당장 버려져도 후회 없는
의미 부여의 존재이고 싶은 그대 이름은

 

새벽시장 화원에서
어느 여인네 집에 팔려간 장미꽃